수필타이포그라피

고등어 본문

타이포그라피

고등어

하늘코스모스 2017. 10. 30. 07:32

따르릉...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 고추가루 어디 있어?'
'냉장고 오른쪽 제일 윗칸 유리병에~~'

'없는데?'

'제일위에 있는데...? ~~
  아..~몇일전에 엄마가 깨뜨렸다ㅋㅋ  근데 왜? '

'고등어조림하려고..ㅎ  예전에 몇번해봤어..'

웃음이 막 나왔다, 택도 없는 소릴해서..ㅋㅋ
근데 기특하다..
근데 신기하다..
근데 귀엽다..
아들이 벌써 다 컸다싶어..웃음이 나왔다ㅎㅎ

주말인데도, 골프라운드땜에 못해주는 미안함을, 싹 사라지게하는, 귀여운 울 아들의 뜬금없는 요리의욕은,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아주 야심찼다..ㅋㅋ

발단은,
낚시로 잡았다는 고등어를 선물 받았는데.....

'뭐해 먹지?~~'
한마디 했다가.....ㅋ

아들이 선뜻 '마이 볼'을 선언했고
늦잠꾸러기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실행에 옮기려 했던 것이다

난 고등어를 아주 좋아하지만,비린내가 많이나서 절대, 구이 외에는 잘하지 않는다
비린내를 잘 잡을 자신이 없어서...

고등어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은 그 비린내까지 즐긴다고 하던데...ㅋㅋ

여하튼 나는, 고등어를 좋아하긴 하지만,
검증안된 우리 아들꺼는 좀..ㅋㅋ

남편은
'꽤 먹을만 했어' 라며 싱글거렸다
내게는 거의 주지 않는 남편의 후한 점수였다
객관적인 음식맛에, 사랑스러운 아들 이라는 가점이 있었겠지?ㅋㅋ
오래된 부부사이는,하여간 정으로 사는게 맞는듯..ㅋㅋ
가점 주지않는 남편이, 지금은 훨씬 편한 건, 내 요리에 대해 기대치가 매우 낮아서 요리를 많이 할 필요가 없다는거...ㅋㅋ

엊그제인가 티비 재방송을 보는데,
편의점 음식을 많이 즐기는 어떤 연예인이,
고등어로 전을 부치는것을 봤다.
나도 예전에 고등어로 전을 하면 비린내도 덜나고 감칠맛도 많고 영양도 풍부하지 않을까 생각 한적 있었는데...
그들은 실전으로 옮기고 있었다ㅋㅋ
더군다나 맛나다고..ㅎㅎ
나도 해봐야지 싶다가도, 생선 씻을때 나는 비린내와 뱀살같은 물컹물컹한 표면을 꽉 잡고 씻을 용기가 없어 그냥 포기한다 ㅠㅠ ㅋㅋ

생선은 식당서 먹는걸로..ㅎㅎ
그리고 가끔~~  요리로 목에 힘주는, 순진한 아들이 해주는 생선요리를 씩씩하게 먹어주는 걸로..ㅋㅋ

나 엄마 맞나?ㅋㅋ
요건 울 식구들에겐 비밀이다ㅋㅋ

그래도 꾸역꾸역 조미료 안 쓰고,멸치육수를 고집하는, 가족사랑이 가득한(?), 건강한 정신을 소유한 엄마이기에 스스로 만족한다..ㅋㅋ아자아자^^

고등어얘기를 한참하다보니, 고등어에 얽힌 유래가 생각난다

'사바사바하다'

이 유래의 원천이 고등어 인데..
일본어로 고등어가 사바(サバ)이고
뒷거래를 통하여 떳떳하지 못하게 은밀히 일을 조작하는 짓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옛날 일본, 고등어가 귀하던 시절. 관청에 일을 부탁하거나 좀 봐달라고 할때 고등어를 2마리만 선물로 주면 되었다는데서 유래했는데
그래서 사바를 두번해서 사바사바가, 손을 비빈다는 아부로 전해지게 되었다한다.
그럴듯한 유래다
고등어가 그리 비빌정도로 귀한 생선이었다니...~~
그래서 그런지...일본에서는 흔하지않는 고등어 도시락 요리도 많고 맛도 꽤 그럴듯하게 내는가보다 ㅎㅎ
옛날에 우리나라에선, 아니 지금도 '조기'가 귀했던거 같은데...
그럼 '조기'가 'イシモチ(이시모찌)  혹은 グチ(구찌)' 니까..우리나라에선 사바사바가 아니라 '구찌구찌하다'인가?ㅋㅋ 푸웁..ㅋㅋ

그나저나 요즘 서민 음식이었던 고등어가,
너무나 비싸졌다
이거 이러다가 가까운 미래에 고등어로 사바사바할 날이 다시 생길지도 모르겠다..ㅋㅋ

ㅋㅋ
여하튼 별 쓸데없는 생각이 많다ㅋㅋ
그냥 사바사바하지말고
구찌구찌도 말자
늘 정면승부하자
실력이 반드시 이긴다

오늘도 이길 힘 장전하게 해줌에 감사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타이포그라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승  (0) 2017.10.31
마중물효과  (0) 2017.10.30
몸치  (0) 2017.10.25
양치질  (0) 2017.10.24
soccer(축구)  (0) 2017.10.23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