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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코스모스 2017. 11. 4. 22:12

06시57분 티오프였다
평소엔 항상 여러 교통사항을 고려해서 한시간 일찍 도착할수있게 출발하는데,
벌써 무슨 꾀가 생겼는지 단 10분이라도 더 자야한다는 생각에 30분전에만 도착하자하고 알람을 평소보다 늦게 맞췄다

물론, 알람이 울리자마자 벌떡 일어나긴했지만 여전히 느긋느긋 ..

여하튼 준비완료후 차로 갔고
SUV라 예열을 한 10분해야하는 관계로, 시동을 걸어놓고 목적지 내비게이션 설정 등 이리저리 사전준비후 드뎌 출발..!

근데 잠시후, 계기판에 이상한 표시를 발견했다

뭘까?
생전 처음 보는 표시가..ㅠㅠ
순간, 머리가 쭈뼛하고 이를 어떻게 하나 고민하다가,
주말골프가면서, 잠자는 남편 깨우기 미안해서 차를 잠시 갓길에 대고 시동을 껐다켰다 반복했다
비상표시는 계속 깜박였고
내 심장박동은 더 심하게 깜박이듯 뛰었다ㅠㅠ
분명 이상은 있는거 같은데..뭐지?ㅠㅠ

혼자 머리 회전시키다가, 요즘 젊은이들처럼
순간적으로 인터넷에 물었다

'차 계기판에 차바퀴표시와 느낌표있는 비상등 의미?'
라고 치니, 바퀴의 공기압 문제이고 펑크일수도 있으니  차량정비소에 가보라고 했다

흐미..이 새벽에 무슨 정비소가?ㅠㅠ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가슴은 두근거렸다...ㅠㅠ
할수없이 애꿎은 아들의 잠을 깨우기로했다

'아들..., 계기판에 이상한 비상등이 들어와 있는데..바퀴 공기압 문제래..우짜?'
'~~으으...괜찮을거는 같은데...
  겨울이라 조금만 차이나도 민감해서 그런거 같은데 대세엔 지장 없을거같아.
그냥 천천히 가면 될거야. 가다가 정비소 나오면 체크하고 가면  돼'

완전 쿨한 '남의 남자'였다ㅠㅠ
이런..~~ 자식! 애지중지 키워봤자..도움이 안돼ㅠㅠ

일단 알았다하고는 다시 조심히 출발하다가 번뜩, 아..맞다 보험회사!

'여보세요..긴급이요..차가 이상한  비상등이 켜져있어요..고속도로 타기직전 주유소에 있을께요 긴급 와주세요.'
'~~블라블라 감사합니다 상담원 김~~'
상담원의 마무리 멘트를 마구 자르며 ...
'빨리요 빨리~~정말 급해요'
하고는 막 끊었다
10초도 안되어 벨이 울렸다
'여보셔요 ~~블라블라 ~~계기판 이상표시..공기압 문제인듯..제발 빨리와주셔요ㅠㅠ'
'10-15분쯤 걸립니다'
'헉..라운드 가야해요 넘 늦었어요 빨리요 빨리'

그시간에 바로 달려가도 늦을판이었다
동반라운드팀에 연락했더니
약 20분을 뒤로 미뤘다고 천천히 조심히 오라고 한다
내 속도 모르고..ㅠㅠ
20분은 택도 없을거 같은 연장시간인데...ㅠㅠ
늦게 준비한 내자신을 엄청나게 자책하고 후회하면서 주유소에 도착했다

이러저러해서 잠시 기다리겠다고 하니,
주유소아저씨께서,
추우니 저 안에 들어가서 커피마시며 기다리라고 한다
너무 감사했지만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순간, 골프장가서 총알같이 나올수있게..
골프양말, 골프신발을 미리 갈아신었다
골프복은, 새벽 라운드라서 집에서 다 장착하고 나온게 정말 다행이었다

골프화를 갈아신자마자 보험차량이 왔다
천군만마였다
근데..정말 빨리왔다

난 애인보다 더 반갑게 그분을 맞이했고,
그분은, 전문가 답게, 공기주입기를 이상이 있는 바퀴에 꽂고 체크했고,

'약간 기준치보다 낮기는 하네요. 완료되었고 다른바퀴도 체크해드릴께요'

난 시간이 없었지만 하는김에 하는게 좋겠다싶어 4개 다 하는 동안, 말은 못하고 쫄쫄쫄 따라 다녔다.
새벽이라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아서,
난, 순식간에 휴대폰에서 후레쉬앱을 가동시켰고 그 분을 내 멋데로 마구 도왔다ㅋㅋ
차 펑크까지 꼼꼼이 체크해주셨고
난 감사합니다를 연발하고, 커피주신다는 주유소아저씨께도 감사인사를 잊지않고 출발했다

생각보다 그나마 빨리 처리가 되어서 제대로 가면 늦춰진 티오프시간안에 충분히 도착할거같았다

근데 이건 또 무슨일..ㅠㅠ
고속도로가 10도 안 움직였다
도대체 무슨일..?ㅠㅠ
한숨에 한숨 거듭하며, 전속력의 애닯음에, 속이, 연탄 다 연소되듯 허옇게 타들어갔다
시간을 수십번도 더보고 있는데...
다행히 한 20분이상을 정체하다가 겨우 풀렸다
내 생애 최고속도로 달렸다
근디 왜이리 제한속도가 많은지..
엄청 온거 같은데 여전히 30키로 남아있었다
어째어째 ..내비 예정시간보다는 10분 일찍 도착했고,
처음으로, 골프장에서 거금 5000원이란 얘기를 듣고도 발렛파킹을 했다

가방을 던지다시피하고 필드로 향했다
첫번째홀은 당연 지났고.
저기 두번째 홀에서 그들이 보였다
어찌나 반갑던지..^^

'우리가 첫홀은 '파'해놓았어요..ㅋ
  두번째홀은 이렇게 안치고 마냥 기다리고 있었습니다'ㅋㅋ
푸하하..모두가 합창하듯 말했고
난 춥고 미안함에 뽕샷을 연속 날렸다 ㅋ
하지만, 기분이 너무 좋았다
생각보다 늦지 않았고,
엄청난 경험을 했는데도 만족스럽게 최적으로 해결하고 아무일도 없다는듯 라운드를 하는 내가...
내내 너무 신기하고 너무 기분이 좋았다
오늘 내가 경험한 어마한 일들은 절대 잊지 못할것이고 보험사에도 넘 감사한다

생각보다 그렇게 일찍 올줄 몰랐고
너무 친절하게 이리저리 다 봐준게 너무 고마웠다
이 자리를 빌어, 그분께 다시한번 감사한 마음 전한다
역시 이런게 보험이구나를 절실히 경험했다

오늘 하루는 엄청 길었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니...' 라는 솔로몬의 명언이 실행되는 하루였다

앞으로 어떤 일이 생겨도,
다급해하지말고, 차분하게 최선의 지혜를 발휘하며 기다리는게 최고임을 새기는 날이었다

더불어 사는 인생!
감사한 인생!
아자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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