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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코스모스 2017. 11. 26. 19:20

올해  골프 납폐식을 이미 했었는데, 의도치않게 라운드를 또하게되었다
스카이72cc !

인천쪽인데다 그린피가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내었는데, 이러저러한 이유로, 의리상 결국 현실화되었다

영하날씨ㅠㅠ
동료들이 모두 손을 절레절레 흔들었다
거긴 특히나 바닷 바람이 어마해서,
골프공과 싸우는게 아니고 추위와 싸우다 와서, 감기몸살로 일주일간 앓을거라고...ㅜㄴㅜ

하지만, 끌려가다시피 결국은 라운드 당일, 클럽하우스에 도착했다

오..No~~~  스카이72cc 바다코스는 그야말로 '리얼 바람의 언덕'이었다

난 찬바람 알레르기가 있다
찬바람이, 치과가는것만큼 싫은데..
그곳에서 잘 치지도 못하는 골프를...음마야ㅠㅠ

결국 Start!

11시타임대여서 그나마 나을거라 생각했는데, 천만의 말씀이었다
역시나 예상했던대로 였다

오션코스라 풍경이 너무 좋다는데,
그 좋은 풍경을 목빼고 볼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귀를 덮는 군밤모자를 다행히 써서 그나마 보온이 되었으나, 바람은 정말 강적이었다
모직티셔츠에 바람막이용 모직 조끼를 입고 골프용 패딩을 입었는데, 마스크용 워머가 없었으면 진짜 골프는 절대 못 칠 상황이었다
워머가 필요할거라고는 생각했는데, 챙기질 못했다
아차 싶을때, 함께 치자고 극구 독려해준(?) 후배동반자가, 빌려왔다고 하며 내밀었다

'우와 다행...너무 고마워'

덕분에 바람을 일부 막을수있었다
워머 아니었으면 얼굴이 벌겋게 퉁퉁 부었을거 같았다ㅠㅠ
너무 고마웠다

하지만 기본 기온이 낮아서리,
바람과 함께, 파고드는 애는듯한 추위는, 도대체 백스윙을 자유롭게 하지못하게 했다

첫 홀엔 파카를 입고 치다가, 도저히 이건 아니다싶어 두번째 홀부터는 벗고 쳤다
아~~  추워도 추워도 이런 추위가..~~
그나마 벗고 치니까 조금더 백스윙이 되었지만 오들오들 떠는 내 모습은 주변 사람을 부담스럽게 했을것같다 ㅠㅠ
그래도 어쩔수없었다

온 몸은 더 움츠려갔고 추위로 마비될 상황이었다
결국 파카를 입고 칠수밖에 없었다
잘치고 뭐고 없었다
빨리 라운드를 마치기를 바라는 마음만 있었는데,
그때 겨우 3홀 마친 상황이었다

아...근데..
말로만 듣던 스카이72cc의 히든 자랑꺼리,
붕어빵타임이 있었다
4번째 홀에서~~

우와..
붕어빵이 산처럼 쌓여있었다
슈크림이 든것과 팥이 든 두종류가 있었고
그 옆엔 딱 한번에 먹기좋은 작은 사이즈의 어묵이 있었고,
생수스타일의 사케통도 있었다

이런..골프장에 작은 천국이..ㅋㅋ
다들 사케가 있음에 감동하고 있었지만,
난 일단 바람을 막아서 넘 좋았고 붕어빵이 너무 많아서 넘 좋았다
순식간에 엔돌핀과 테트로도톡신이 마구 솟구치는데, 그 좋아하던 어묵도 제치고 붕어빵 3개를 순식간에 먹었다

'나오셔야 합니다'

아 이런~~
이건 너무하잖아~~ ㅠㅠ

난 골프고 뭐고 거기서 머물고 싶었는데,
한 백개쯤 붕어빵 먹고 싶었는데...ㅠㅠ

어쩔수없이 나와야했고, 난 동반자를 준다는 핑계로, 종이컵에 두개씩 , 두컵을 들고 나왔다

추위는 어디가고 붕어빵에 집중하는 내 모습이라고는...ㅋㅋ

그때는 몰랐었는데..지금 생각하니 그저 웃음이 나올뿐이다..^^

파3에선 늘 밀려서 지루하게 기다렸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 곳에선 부디 앞타임의 골프멤버들이, 부디 홀아웃을 천천히 하기를 바라는 기현상이 일어나는 곳이었다

이런 기발난 생각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 분은 포상받아야할듯..ㅎ

우리나라 골프장이 다 적자상태인데, 딱 두곳이 흑자란다(사실인지는 잘모름ㅋㅋ)
여기가 그 흑자 골프장중 한곳이라는데..
다 이유가 있는거 같다

좀 비싼게 흠이긴 하지만,
골프장에 없는게 없었다
화장품은 물론, 크린싱크림까진 대부분 있었지만 '크린싱폼'이 있는 곳은 단 한곳도 없었는데(내가 가본곳 중에서는..ㅋㅋ) 여긴있었다^^

거기에 하나더, 여자락커에선 락커에서 사용하는, 골프가운이 있다
만날 준비한다한다하면서 계속 잊어서 혼자 맨몸으로 후다닥 다니고 했었는데, 여긴 그 가운도 대여해줬다

역시..~~

역시 스카이72였다

앞으로  한 일곱번은 더 얘기를 할거같다.ㅋㅋ

여하튼, 추위에 벌벌 떨며 무사히 18홀을 마무리하고, 2017년 엄청난 추억을 남기며 진짜 납폐식을 진하게 치렸다

스카이72cc 바다코스에서 풍경을 제대로 못본게 아쉬운데,
내년 봄에 제대로 풍경을 감상할수 있는 기회를 다시한번 기약하며,
골프와 얽힌 붕어빵추억을 하나 가슴에 품었다
그리고 지금, 붕어빵 기계를 하나 사려고 인터넷을 이리저리 뒤져보려한다ㅋㅋ

이시간에도 보통사람들의 미소를 되 찾아주기 위해 열심히 붕어빵을 굽고 계신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늘 고맙습니다
감기조심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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